새 정부 첫 부동산 대책... 시장의 기대감 반영될까?
새 정부가 출범한 지도 한 달이 넘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종합 대책이 다음 달인 4월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시장 관련 첫 대책임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 출범 초기 기대됐던 기대감이 반감되고 있다. 과연 이번 부동산대책이 ‘종합선물세트’가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였던 부산, 세종시 등 몇몇 지방 시장을 제외한 남고북저의 주택시장은 여전히 침체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대선 기간 그리고 취임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주택가격 하락에 대한 관심 표명에서부터 경제부흥, 제2의 한강의 기적 등에 대한 언급은 취임 직후로 예상되었던 부동산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기대감을 높여 왔다. 여기에 신임 국토해양부 장관의 ‘시장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진단과 언급은 그러한 기대감을 더욱 고양시켰다. 종합선물세트로 구성된 정부의 대책이 곧 발표될 것이라는 긍정의 시그널이 시장에 충만했다.
그러나 정부조직법에 대한 여야의 지난한 정치적 공방과 대치국면은 새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에 대해 충분히 논의할 시간적 한계와 내용에 대한 여야 합의 불발 가능성 등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의 기대감을 반감시켰다. 오히려 반감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 실효성이 떨어진 부분도 없지 않다. 취득세 감면 혜택의 6월 말 한시적 연장이 그것이다. 취득세 감면은 이미 작년 연말부터 언급된 것이었고 그래서 당연히 새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에 앞서 그러한 방향성 차원에서 무난히 연장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6월 말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22일에서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재의 시장 상태라면 이미 약효를 다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그리고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이 발표되기 전부터 몇 가지 징후들이 이번 발표가 ‘종합선물세트’가 아닐 수 있음을 암시했다. 경제부총리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대로 하향시킬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완화를 통한 주택시장 활성화에 대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부정적인 언급을 했다. 또한, 이와 관련해 국토해양부 장관 역시 금융 건전성 차원에서 검토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초 완화로 가닥이 잡혀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점에서 일보 후퇴한 것이다.
결국, 취득세 감면은 한시적으로 연장되었지만,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폐지 등 이미 규제 완화가 예상되었던 내용이 종합대책에 포함되더라도 여야 합의 등의 실행력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종합대책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반감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내용이 아닌 더 폭발력 있는 부양책이 발표되지 않는다면 시장을 반전시킬 수준의 심리적 반등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려울 듯싶다. 시장이 너무 앞서 간 것일까? 그럼에도 이번 부동산종합대책이 이미 종합선물세트가 아닐 수 있음을 정부출범 전후 또는 직후 발표된 내용을 살펴보면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종합대책’... 이미 정부 출범 직후 예고된 방향?
총론은 나와 있고 각론은 거시경제의 틀 속에서 전략적 선택을 한다. 정부가 이번 부동산 종합대책에 임하는 자세가 이렇지 않을까 한다. 부동산 시장 관련 총론은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인수위에서 발표한 바 있는 5대 국정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140개 국정과제에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이미 중요한 방향이 언급되어 있다. 활성화가 아닌 정상화가 초점이다. 주택을 통한 인위적인 경기부양은 없다. 다만, 집값 하락, 주택거래 위축 등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실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주택・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박근혜 대통령도 언급했듯이 더 이상의 집값 하락은 우리나라 경제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정상화를 통해 더 이상의 하락을 막겠다는 뜻이다. 결국, 거시경제 틀 속에서 부동산정책 및 시장의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뜻이다.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이러한 시각이 박근혜 정부의 정책적 기조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주택을 통한, 주택시장에 의한 경기진작은 크게 시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성장시대, 부동산시장 과열기에 도입된 과도한 규제를 저성장시대, 부동산시장 안정기에 맞게 정비하는 차원의 규제 완화가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실수요자 중심의 구매력을 향상시켜 거래를 늘린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DTI나 LTV에 대한 조심스러운 언급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탄력적인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줄여주거나 관련 대출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이번 대책에는 주거권을 보장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어떠한 형태로든 비중 있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연금 사전가입제‘ ‘보유주택 지분 매각제‘ ‘목돈 안 드는 전세 제도‘ ‘행복주택 프로젝트‘ ‘저소득가구 주택 바우처 제도‘ 등이다. 그런데 문제는 주거복지와 관련될 수 있는 내용들은 시장 활성화와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28일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해 우리나라 2013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3%에서 2.3%로 하향 발표했다. 정부가 선택할 대책의 일단이 철저한 보완 속에서도 대충 윤곽이 드러났다. 그리고 검토되고 있는 대책 일부의 실행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선택할 카드는 많지 않을 듯싶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이 있다. 현재의 부동산시장에 당장 필요한 것은 거래 활성화를 통한 시장 정상화일지 모르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방향에 대한 소비자, 즉 국민들의 ‘신뢰’이다.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불확실한 시장에 대한 새 정부의 진단과 그에 대한 처방이 처음으로 제시된다는 점에서 믿고 따를 수 있겠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대책의 실효성보다 오히려 중요하다. 그래야 앞으로 발표되는 정책에 대한 정부와 소비자 간의 올바른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부연하자면 대통령의 공약이행 의지도 중요하지만, 이번 대책에는 시장 정상화 또는 활성화에 대한 의지의 표명 즉 실행력 있는 구체적 대안이 얼마나, 어떻게 담기느냐가 중요하다. 투기적 수요가 아닌 실수요자들의 구매력 향상과 관련해 생애 최초 주택구입에 대한 취득세 감면, 주택가격, 지역 및 개인 상황에 따른 LTV 또는 DTI의 세분화된 기술적 적용 등이 이에 해당할 듯싶다. 그런 의미에서 대책 발표 직후 시장의 움직임이 매우 중요하다. 대책 발표에 따라 시장(market)은 시장 나름의 선택을 통해 대책에 대한 엄중한 평가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