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은 정권마다 반복되는 이벤트성 행사가 되지 않기를
1. 서론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으로 시작된 행복주택 시범사업이 발표되면서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는 서울 오류·가좌·공릉·목동·잠실·송파와 경기 안산 고잔 등 수도권 도심 7곳(철도부지 4개 지구, 유수지 3개 지구)에 행복주택 1만 50가구를 공급한다고 발표하였다. 이중 오류, 가좌, 공릉 지구 3곳은 연내 착공에 들어가 2016년 입주를 시작하며, 임기 5년간 20만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행복주택 공급물량 중 60%는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20~30대에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를 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과 일반 청약저축 가입자에게 각각 20%씩 배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열악한 주거환경 문제, 입주자 선정 문제, 주변 주택시장 교란 문제 등이 지적되고 있어 건설과정에서 많은 갈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려는 행복주택은 집권기간 중 요란하게 추진되다가 임기종료와 함께 사라진 노무현 정부의 ‘국민임대주택‘과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의 선례를 교훈삼아 성공적인 서민 주택정책으로 정착되기를 바란다.
2. 행복주택과 유사한 과거 정권의 주택정책
새 정부가 집권하게 되면 대선공약을 실천한다는 명목으로 과거 정권과는 차별화 된 새로운 주택정책이 탄생하게 되는데, 박근혜 정부의 경우 ‘행복주택’ 이다. 이 행복주택과 유사한 주택정책으로 노무현 정부의 ‘국민임대주택’과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이 있다.
(1) 노무현 정부의 ‘국민임대주택‘
노무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대표적인 주택정책이 ‘국민임대주택’ 정책이다. 노무현 정부의 국민임대주택은 정부재정이나 지방재정 및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아 주택공사(LH공사 전신)나 지방공사에서 건설 또는 매입하여 30년 이상 장기 임대하는 주택을 말한다. 이 국민임대주택은 무주택 서민에게 10∼20평형대 아파트로 공급되며, 그린벨트를 해제하여 건설하는 국민임대주택단지 뿐만 아니라 신도시 등 택지지구에서도 공급되었다. 국민임대주택의 목표는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여 무주택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 그리고 국민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강화하는데 있었다.
당시 노무현 정부에서는 2012년까지 100만호의 국민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 사업을 추진하였으나, 사업택지의 적기 공급의 어려움 등으로 사업추진이 계획대로 되지 못하였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집권기간인 2003~2007년까지 국민임대주택은 46만 6천 가구가 공급되어 당초 계획의 50% 정도만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노무현 정부는 국민임대주택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하여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였으나, 이 후 집권한 이명박 정부가 자신들의 ‘보금자리주택사업’ 을 추진하기 위하여 2009년 4월 폐지하였다.
<표 1> 연도별 국민임대주택 및 보금자리주택 공급현황
(2)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 또는 주택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사 등이 국민의 주거안정과 주거환경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건설하는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이하의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말한다. 보금자리주택은 과거 공급자 위주의 일방적인 공급과 달리 소득계층별 수요에 부응하는 다양한 주택을 국가에서 신속하게 공급하는 수요자 맞춤형 주택이라는 점이 특징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을 2018년까지 총 150만 가구(분양주택 70만 가구, 임대주택 8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중 임대주택은 10년간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하는 공공임대 20만 가구, 20년 장기전세 10만 가구, 장기임대 50만 가구를 공급하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사업은 2012년까지 53만 8천 가구의 사업승인을 받은 후 정권의 임기종료와 함께 폐기될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시세보다 싼 보금자리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전세로 눌러앉는 세입자가 많아지면서 전세수요 증가로 전세대란을 불러 왔으며, 이에 따른 영향으로 매매시장이 집권 5년간 지속적으로 침체되는 문제를 가져 왔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수요를 고려하지 않고 보금자리주택공급을 추진하다가 2003년에서 2011년까지 9년간 과다 공급된 주택이 97만 가구나 되어 LH공사의 재정을 악화시켰다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도 발표되었다.
<표 2> 행복주택과 유사한 과거 정권의 주택정책
3. 행복주택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정부가 발표한 7개 시범지구는 모두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고, 주변에 상업시설, 교육시설 등이 풍부한 곳이다. 정부는 이들 시범지구에 임대주택 외에 업무·상업기능을 함께 디자인 해 주변의 도심재생과 연계하는 등 친환경 복합주거타운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지만, 입지선정 및 건설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첫째, 철도부지에 건설되는 행복주택은 소음과 진동뿐만 아니라 분진 문제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소음·진동·분진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로 위에 데크를 씌워 공원과 오픈 공간으로 조성하고, 선로 옆으로 주택을 건설한다는 계획이지만 철길 옆에 건설되는 특성상 소음과 진동 및 분진 문제를 완벽히 차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고려한 입지를 재선정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유수지에 건설되는 경우 악취와 침수피해가 예상된다. 빗물을 저장하는 유수지는 악취뿐 아니라 홍수 때 하천 범람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도심 유수지를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주거의 안전성이 위협 받을 수 있으므로 안정성이 보장되는 입지를 재선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셋째, 교통체증과 주차대란 문제가 예상된다. 전철역 주변에 건설되는 지구는 도로가 좁고 주차장소가 부족한 곳이 많아 교통체증과 주차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차량을 보유한 사람은 입주자 모집 단계에서 제한할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차량 소유여부를 모집 단계에서 걸러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행복주택의 입주자들도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교통대책을 세우고 건설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주변 임대시장 교란 문제이다. 행복주택은 주변 임대료 시세보다 30~40% 싸게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30~40% 싼 임대주택이 들어설 경우 도시형생활주택·원룸 등 소형주택 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원룸 임대사업을 하는 사람들과 은퇴 후 임대사업자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따라서 주변시세의 80~90%의 임대료 수준을 유지하면서 임대사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저소득층 주거지라는 편견과 사회적 위화감 조성 문제이다. 행복주택이 소형 임대주택만으로 공급될 경우 소셜믹스에 한계가 생길 수 있으며, 기존 거주민과의 마찰이나 위화감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소형 임대주택만 집중적으로 공급할 것이 아니라, 중대형 임대주택도 혼합시켜 편견과 위화감 문제를 해소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표 3> 행복주택의 문제점
4. 결론
행복주택은 과거 노무현 정부의 ‘국민임대주택’과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처럼 집권기간 요란하게 추진되다가 임기종료와 함께 용두사미가 된 선례를 답습하지 않기 바란다. 행복주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집권기간 이벤트성으로 추진하기 보다는 5년 임기에 맞는 현실적 주택정책을 추진하기 바란다. 노무현 정부는 국민임대주택을 2012년까지 100만 가구 공급하겠다고 계획하였으나, 46만 6천 가구 공급에 그치고 말았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을 2018년까지 150만 가구 공급하겠다고 계획하였으나, 53만 8천 가구만 공급하는데 그쳤다. 박근혜 정부도 행복주택을 집권 5년간 20만 가구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지만, 거창한 계획에 얽매이기 보다는 임기 내에 실천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둘째, 저렴한 행복주택도 좋지만, 쾌적한 주거환경과 안전성이 보장되는 입지를 선정해야 한다. 싼 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철도부지 또는 유수지 같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살기 좋은 입지를 선정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기관 지방이전으로 용도를 찾지 못하고 있는 수도권의 국공유지 또는 과거 국민임대주택과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계획을 세웠던 곳을 다시 한 번 검토해 보기 바란다.
셋째, 향후 공공주택은 정권의 임기와는 관계없이 일관되게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국민임대주택,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은 명칭은 다르지만 결국 공공이 서민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민들을 위한 주택정책이 정권이 바뀔 때 마다 5년 주기로 명칭과 내용이 바뀌어 혼란을 주기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내용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잘못 건설된 행복주택은 쾌적한 주거환경이 보장되지 않아 입주자들에게도 불행이고, 저소득층이 밀집되는 것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에게도 불행이 될 것이다. 또한 자신들이 낸 혈세를 투입하고도 좋은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국민들에게도 불행이 될 것이다. 막대한 국민세금을 투입하면서 건설되는 ‘행복주택’이 과거 정권의 ‘국민임대주택’과 ‘보금자리주택’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도록 문제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방안을 찾아서 신중하게 접근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