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주택 정책인 ‘행복주택‘ 프로젝트 추진방안이 지난달 말 확정 됐다. 창조경제를 추구하는 정부답게 행복주택도 지속가능한 창조적 주거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행복주택이 그 이름이 주는 의미에 부합하여 행복을 가져다주는 주거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까? 행복주택이 행복을 가져다주는 주거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할 듯싶다.
우선 주택이 행복을 주기 위해서는 살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깨끗하고 안전한 집이어야 한다. 가구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집이 조금은 좁더라도 낡고 안전하지 못한 주택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화합과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이어야 한다. 소통은 이웃이나 자연, 나아가 주변의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주거공간이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지역경제활동이 유지되거나 활성화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셋째, 생활이나 활동하기에 편리한 행복한 주택이어야 한다. 편의시설이나 공공시설, 문화시설 이용이 편리해야 하며, 주택단지 내부 또는 근거리에 이러한 시설이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또한 주택단지 내에서도 이동이 편리해야 한다. 다섯째, 통근 통학이 용이한 행복한 주택이어야 한다. 직주불일치에 따른 낭비교통이 적어야 한다. 여섯째,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행복한 주택이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불안을 느끼며 거주하는 주택은 행복한 주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곱째, 물리적 안전과 함께 사회적 안전과 보호가 있는 주택이어야 행복한 주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행복을 주는 주택의 조건은 매우 많다.
그러면 정부가 공급하려고 하는 행복주택은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행복주택은 이미 통근통학이 용이한 행복한 주택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정부는 행복주택을 기존 도시 내에서 공급할 뿐 아니라 기존 도시 내에서도 역세권이나 철도부지 등 통근통학이 용이한 입지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나 노무현 정부 등 이전 정부의 대표적인 서민주택공급정책과는 달리 박근혜 정부의 행복주택은 서민 친화적인 주거입지를 지향한다. 주거입지는 주거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저소득층 임차가구일수록 도시 내에서 통근통학이 용이한 위치에 살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몇 차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차가구가 주거지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조건으로 대중교통이나 도로 접근성 등 교통의 편리성을 생각하고 있었다. 에코세대도 통근 통학 등 교통의 편리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주거입지에서 늘 소외되어 온 저소득층 입장에서는 역세권 등 좋은 위치에 살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주택 조건의 거의 절반을 해결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표 1> 에코세대의 주거선택시 주요 고려사항
자료: 김지은(2013. 4), 에코세대 주택수요 특성, 주택산업연구원 세미나
<표 2> 임차가구의 주거입지조건에 대한 선호도
자료: 주택산업연구원(2012), 2020 주택수요 전망
다음으로 행복주택 추진방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행복주택 공급물량의 60%는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주거취약 계층에게 우선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젊은 층에게 입주 우선순위를 부여하여 활력이 넘치는 주거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또한 젊은 층만을 위한 주거공간이 아닌 세대혼합(age mix)를 통해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돌봄과 상생이 있는 삶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행복주택 단지 내에 일자리 창출 공간을 조성하고, 도심재생의 큰 틀에서 복합개발을 통해 기능혼합을 추구하는 등 주거와 보육, 복지, 일자리, 화합과 소통, 여가와 문화, 공공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창조적 주거공간(Growth Pole)으로 조성한다는 그림을 보여 주고 있다. 정부의 계획안대로라면 행복주택은 행복을 가져다주는 행복주택으로서 많은 조건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행복주택 프로젝트 개념도
자료: 국토교통부
문제는 이렇게 살고 싶은 행복주택단지를 조성하면서 입주자가 얼마나 지불가능한 행복한 임대료 조건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한 국책연구원 연구 자료에 의하면 민·관 파트너십으로 행복주택을 공급할 경우 평균임대료 수준은 임대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41만원으로 책정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 보증금 5천만원을 월세 환산율 5%로 계산하면 총 월세 부담액은 약 62만원으로 산정된다.
행복주택의 우선공급 대상자인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에코세대 임차가구의 평균소득은 약 204만원(김지은, 2013.4, 주택산업연구원 세미나)으로 위에서 산정한 평균 월세부담액 62만원은 에코세대의 월평균 소득대비 약 30.4% 정도가 된다. 또 임차가구가 노인가구라면 노인 임차가구의 월평균 소득 250만원(통계청) 대비 약 24.8%이 된다. 일반적으로 영구임대나 국민임대 등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의 월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이 약 20% 이하인 것을 감안 할 때 행복주택의 임대료는 다소 높을 수 있다. 월소득 대비 임대료 부담률이 평균 25~30% 정도라면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이지만 가구에 따라 30%를 크게 초과하는 가구가 많을 수도 있다. 따라서 소득수준과 가구특성에 따라 월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이 30%가 넘지 않도록 임대료를 차등화하여 행복한 임대료 조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우려되는 사항은 행복주택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건전한 주거문화 정착을 도모하기 위해 물리적인 조건을 아무리 잘 갖춘다고 하더라도 행복한 커뮤니티를 이끌어 나가는 프로그램과 실천 주체가 없다면 정부가 의도하는 경제·문화·공공활동의 거점으로서 행복주택은 보기 좋은 그림에 불과할 수 있다. 행복주택 단지마다 입주자의 구성 특성을 고려하여 유기적인 맞춤형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만들어 지고, 가능한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행복주택은 용적률 400% 정도의 고밀단지로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입주자의 심리적 건강성을 고려하여 단지의 쾌적성과 창조적인 주택디자인이 계획에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도시에 조성된 새로운 형태의 빈곤의 섬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중산층도 살고 싶어 하는 참 행복을 주는 행복주택을 기대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