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이연제 도입으로 주택소비수준 향상 보장해야
주택시장이 과열되거나 침체되었을 때 정부가 내어놓는 대책들 중에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양도세 중과이거나 감면이다. 4월 1일 발표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에서도 예외 없이 양도세 경감 조치가 발표되었고 주택시장에서의 정책 효과도 가장 크게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주택시장이 ‘장기적인 가격하향 안정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양도소득세는 투기억제를 통한 가격안정측면보다는 구매의욕 감퇴에 따른 주택시장위축의 측면이 부각되면서 양도소득세제의 정비와 과세이연제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 양도소득세란
양도소득세(capital gain tax)는 주택, 토지, 골프장 회원권과 같은 자산의 양도로 인한 자본이익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양도소득은 자산가격의 앙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서 양도소득세는 자산의 거래를 규제하여 자산가치의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현재 양도소득세는 소득세법 제88조와 제118조의 8, 그리고 법인세법 제99조와 제101조에서 정한 자산의 양도과정에서 발생한 차익에 대해 과세하는 것으로 소득세의 한 종류이다. 외견상 양도소득세는 재정수입 확충보다는 부동산 투기 억제 목적으로 신설된 측면이 강하다. 양도소득세는 1967년에 만들어진 ‘부동산 투기 억제세‘에서 비롯되었는데 당시 한남대교 남단이 경부고속도로 기점으로 결정되면서 ‘강남에 투자하면 돈 번다‘는 소문이 퍼지고 강남의 땅값이 급등했다. 박정희 정부는 1967년 ‘부동산 투기 억제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마련하면서 1968년 1월 1일부터 1974년 12월 31일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토지거래 시 차액 50%를 ‘부동산 투기 억제세‘로 과세하도록 했고, 이것이 오늘날의 양도소득세로 변한 것이다. 그 후 1974년부터 소득세법상의 양도소득세라는 명칭으로 변경하여 주택 부동산시장 변화에 따라 강화와 완화를 반복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표>참조). 개인은 모두 소득세법에 따라 양도소득에 대한 납세의무를 지지만 다만 파산선고에 의한 처분으로 발생하는 소득 등은 양도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표> 양도소득세 주요 변천과정
2. 양도소득세와 부동산투기
양도소득세제가 도입되어 40여년이 경과했는데 그동안의 과정을 살펴보면 양도소득세는 부동산 투기를 부분적으로 제어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봉쇄하지는 못하는 제도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주택의 경우 양도세가 부과된다는 것은 주택을 보유하거나 사용한 사람이 지불해야할 비용 즉, ‘사용자 비용(user cost)’이 증가하는 것인데 이 비용을 아무리 크게 한다 해도 보다 더 큰 ‘이익(profit)’이 있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주택을 사고팔아서 1억 원의 차익을 얻었다고 가정하면, 중과세율을 적용해 차익의 60%를 세금으로 내더라도 나머지 40%의 차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도세는 투기를 막는 장치가 아니라 투기적 이윤을 정부가 투기꾼과 나눠 먹는 제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박정희 정부가 부동산 투기억제세를 도입했을 때의 명분은 투기를 억제해 국민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것이었지만, 사실은 경부고속도로건설 등 경제개발계획 추진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세수확충 정책의 하나였다.
그런데 이러한 양도소득세의 기능도 또한 투기도 근본적으로는 주택이나 부동산 가격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상승’할 때 가능하게 된다. 주택가격이 장기적으로 안정된다면 투기가 발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양도소득세가 ‘사용자 비용’의 증가로 인식되면서 거래 자체가 위축되게 된다.
경우 1처럼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초과하면 투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이때 양도세는 투기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지만 그런 대로 주택시장의 조절기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경우 2와 같이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 보다 낮아 주택의 실질가격이 하락한다면 양도소득세는 주택거래에 따른 부담이자 비용으로 여겨지면서 오히려 정상적인 거래마저 위축시키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주택 시장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특히 2003년부터는 양도소득세제가 강화되어 동법 95조 3항의 ‘고급주택‘ 개념이 ‘고가주택‘으로 바뀌어 주택의 면적에 상관없이 9억 원을 넘는 주택에 대해서는 많은 양도 소득세가 부과된다. 또 부동산 값의 급등으로 인해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에 있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기준시가 대신 실거래가로 양도소득세를 계산하기 때문에 주택가격에 인플레이션이 반영되어 명목가격 상 상승하게 되면 부동산을 팔 때 양도차익이 크게 발생한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양도소득세액이 커지게 된다. 그리고 상속받은 재산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면서 세금을 내기 위해 주택이나 부동산을 매각해야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주택시장 변화에 따라 예상되는 ‘장기적인 주택가격 안정기’에 대비해서 정상적인 주택거래와 소형주택을 처분하여 보다 큰 주택으로 옮겨가는 주거상향 수요를 보장하기 위해 주택거래 단계마다 부과되는 양도소득세체계를 개선하여 향후 과세이연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 과세이연제란
양도소득세 과세이연(課稅移延)제는 토지와 주택 등 자산을 매각한 금액을 다시 매각대금 이상의 토지, 주택 등에 사용할 경우 즉, 교체투자(交替投資)시에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연기해 주는 제도이다. 예컨대 1억 원에 집을 사서 1억5000만원에 팔 경우 현행 양도세법에 따르면 양도차익 5000만원에 대해 정해진 세율을 30%를 적용하여 1500만원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다만 1가구 1주택으로 3년 이상 보유했을 때는 양도세를 면제받고, 각종 비용에 대한 방증이 있으면 그만큼의 감면혜택이 주어진다.
그런데 과세이연제가 적용되면 매각대금 1억5000만 원 이상의 다른 주택을 구입하게 되면 양도소득세가 거래 시에는 부과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요컨대 보유 년수나 보유 주택수에 상관없이 판 집보다 더 비싼 집을 살 경우 양도세를 면제받는다. 그러나 판 집 보다 싼 집을 샀을 때는 그 차액만큼 양도세를 물어야 한다. 또한 집을 팔되 다시 집에 투자하지 않고 다른 용도로 소비했을 경우에는 앞에서 과세되지 않았던 양도세액까지 포함해서 양도세를 물게 된다. 예를 들자면 1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서 2년 거주 후 1억5천만 원에 팔고, 2억 원짜리 아파트를 사면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았다가 다시 2년 후 2억 5천만 원에 매각해서 다른 곳에 소비했다면 2번의 매매에서 얻은 매매차익1억 원에 대해서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양도소득세 이연제도는 주택에 투자된 돈이 계속해서 주택에 재투자하도록 유인하여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안정을 도모하고 일정한 주택재고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자 제도인 것이다. 현재 양도세 과세이연제는 스웨덴에서 시행되고 있고, 미국과 독일은 임대주택 교체투자 시 과세이연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과 독일은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서는 양도세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마치 임대주택에만 과세하는 것으로 인식되게 된다.
4. 맺으면서
조세제도는 부와 자산의 재분배를 통해 사회를 안정시키고 사회복지 정책 추진의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 사회적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여 안정적으로 조세를 거둘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조세는 개인의 구매력을 보장하고 정상적인 소비활동을 보호함으로써 안정적인 조세원을 유지해갈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전개된 주택가격안정기에 양도세를 내고나면 주택을 줄여갈 수밖에 없는 사태와 이를 두려워해서 주택을 옮겨가지 못하는 거래위축을 미연에 방지하고 구매력이 있는 계층이 소형주택을 팔고 대형주택으로 옮겨가 서민들이 스스로의 구매력에 합당한 소형주택에라도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시각에서 양도소득세제의 과세이연제 도입이 필요함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