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세대란의 원인
비수기인 장마철에도 전셋값이 상승하는 등 전세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민은행 자료에 의하면 2013년 6월 현재 전국의 전셋값은 2008년 말보다 30.98% 뛰었으며, 이는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인 10.21%의 3배에 이른다고 발표하였다. 전국의 전셋값 상승률은 2009년 3.39%, 2010년 7.12%, 2011년 12.3%, 2012년 3.52%, 2013년(상반기) 1.72% 등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감정원의 6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셋값이 0.22% 상승하여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0.20%, 지방 0.23% 상승하여 지역과 관계없이 전셋값이 상승 중이며, 6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66.7%를 기록하며 전월보다 0.2%포인트 증가하였다. 최근 이 같은 전셋값의 상승요인에 대해서는 공급부족에 따른 전세물건 부족, 전세로 눌러앉는 재계약 수요의 증가, 집주인의 월세 선호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첫째, 공급부족에 따른 전세물건 부족이다. 부동산114 자료에 의하면 부동산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수도권 아파트의 입주물량은 2013년도에 86,323호가 예상되어 전년도보다 21,982호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가장 많이 공급된 2010년도 169,137호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이다. 특히, 올 하반기 전세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2013년도 하반기 입주물량은 4만 5890호로 예상되어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많이 공급된 2009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파트 공급의 지속적인 감소로 전세물건이 줄어들어 결국 전셋값을 상승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둘째, 전세로 눌러앉는 재계약의 증가로 전세물건이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4·1대책으로 각종 혜택이 발표되었지만, 집값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어서 굳이 대출을 받아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눌러앉는 재계약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전세로 눌러앉는 재계약 수요자들로서는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약한 상황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보다 전세보증금만 부담하는 게 낫다는 심리가 강하고 이에 따라 전세물건이 줄어드는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셋째, 집주인의 월세 선호에 따른 전세부족이다. 저금리 때문에 전세보증금의 활용도가 떨어지자 집주인들이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월세를 선호하고 있다. 즉, 저금리로 전세보증금의 활용도가 떨어지면서 집주인들이 월세를 은행이자보다 높은 가격으로 올려서 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과 가격 하락분을 만회하려 하므로 전세물건이 줄어들고 있다.
2. 전세로 눌러앉는 재계약자 대비책
전셋값이 더는 급등하지 않고 미풍에 그칠지, 아니면 매매수요로 옮겨붙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달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공급부족과 재계약 증가 등으로 전세시장이 불안해 지고 있어서 전세 수요자들의 입장에는 어떻게든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불안한 전세시장에서 세입자들은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좋을까? 계속해서 전세에 거주하는 경우와 이번 기회에 전세를 탈출하여 내 집 마련을 하는 경우로 크게 나누어서 살펴보도록 한다. 먼저, 전세로 계속 눌러앉는 수요자와 신규 전세수요자를 위한 대비책이다.
첫째,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수요자들은 계속해서 전세로 살아가는 방법이다. 이 경우 2년 주기로 전셋값이 오른다는 점을 참작해야 할 것이다. 2012년 부동산써브 통계에 의하면 2년 전 전세계약자가 새로 갱신을 하려면 전국 평균 2,864만 원, 서울은 4,357만 원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을 하였다. 이 통계자료를 근거로 추정해 보면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2년 주기로 전세를 갱신할 때마다 평균 2~3천만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2년 주기로 2~3천만 원씩 상승하는 전셋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요자는 기존의 전세금에 상승분만큼 월세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상승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 세입자로서는 매달 내야 하는 월세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집값 하락으로 만약 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전세보증금을 날리는 소위 '깡통주택'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셋째, 새로 전세를 시작하는 수요자들은 전세보증금의 비율을 1~2천만 원으로 최소화하고, 나머지는 월세로 돌리는 방법이다. 이 경우 월세 비중을 최대한 높여 목돈마련에 대한 부담감은 줄일 수 있지만, 매달 나가는 월세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표 2> 전월세의 유형과 장단점
3. 전세를 탈출하려는 내 집 마련 실수요자 대비책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어 실수요자라면 내 집 마련을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지난 6월 국민은행 자료로는 용산을 제외한 한강 이북 13개 구의 평균 전세가율은 60.4%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성북구가 65.0%로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기록했으며, 서대문구 62.6%, 동대문구 62.3%, 동대문구 61.8%, 중구 61.7% 등이 60%를 넘어섰다. 또한,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강남구로 44.2%이며, 한강 이남권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구로구로 61.7%, 한강 이북권에서 가장 낮은 곳은 용산구 44.2%로 나타났다.
통설적으로 세입자의 매매전환 변곡점을 서울은 전세가율 60%, 아파트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은 70%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통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대립하기 때문에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올 하반기에도 매매가 약세와 전세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공통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전세를 탈출하여 내 집 마련을 실현하기 위한 실수요자들은 어떤 방법이 좋을까?
첫째,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해당한다면 이번 기회에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이다.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이 올 연말까지 집을 사면 취득세 면제와 저리의 융자 등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즉,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가 올해 안에 주택을 살 경우 매매가격의 4%에 해당하는 취득세가 면제되고, 대출 금리는 현행 3.5~3.7%에서 2.6~3.4%로 낮추어 주고 있다.
둘째, 일반 실수요자라면 주변시세보다 싼 급매물을 사들이는 방법이다. 지난 몇 년간의 가격하락으로 집값은 평균 10~20% 하락한 상태이며, 여기에다 상황이 매우 급하여 내놓은 급매물은 하락한 가격보다 10% 정도는 더 싼 가격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급매물은 최고점 대비 20~30% 싼 가격으로 살 수 있기 때문에 이 급매물을 노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물론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사들이기보다는 직장과의 거리, 건물의 노후도, 편의시설, 주거환경, 투자가치 등을 꼼꼼히 검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입지가 좋고, 각종 혜택이 많은 미분양아파트를 사들이는 방법이다. 경기 침체로 각 건설사가 미분양아파트를 처분하기 위해서 할인분양, 발코니 무료 확장, 금융비용 및 입주비용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따라서 입지가 좋고 혜택이 많은 미분양 아파트를 골라 내 집 마련을 실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대부분 미분양아파트는 대형 평수가 많고, 분양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표 3>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전략
4. 결론
공급부족에 따른 전세물건 부족과 전세로 눌러앉는 재계약의 증가로 하반기 전세대란이 예상되고 있어 세입자들은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갱신할 때마다 2~3천만 원씩 목돈을 부담하고 전세로 계속 눌러살지, 아니면 이번 기회에 내 집 마련을 해야 할지에 대해 선택해야 할 시점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해당한다면 이번 기회에 내 집 마련을 실현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또한, 갱신할 때마다 2~3천만 원씩 상승하는 목돈마련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고 싶은 실수요자도 내 집 마련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만, 내 집 마련을 할 때는 자기의 상황에 맞는 자금계획을 세우고, 사들일 주택의 장단점과 주거환경을 꼼꼼히 분석한 뒤에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