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가 상승세 주춤...전셋값 상승에 따른 거래절벽 불가피 전망
‘4·1부동산 대책’이 동력을 상실한 탓일까?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반짝 살아나나 싶었는데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장마와 더불어 시작된 계절적 비수기,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출구전략 모색 등 여전히 존재하는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여건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는 14주 만에 보합세로 돌아섰다. 한국감정원의 조사로는 7월 4일 현재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1일 기준) 조사 결과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09% 오르며 45주 연속 상승했고 지방은 0.1% 올라 46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다. 거래량은 늘었지만, 가격은 내려가는 이상 현상 속에서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 가운데 6곳이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건설업계 전반이 더 어려우리라 전망했다. 시장에 대한 시각 또한 다소 부정적이다.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4·1 부동산 대책 역시 시장에서 국면 전환의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하반기 전망치 또한 좋지 않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조사로는 하반기 수도권 주택 가격은 상반기보다 0.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방도 상승세가 둔화한 상태에서 0.5%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전셋값은 2%가량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오히려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것은 결국 저금리 여건에도 고용지표 등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상태에서 실질 소득 감소로 구매력이 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소비자의 구매력 약화가 신규 주택수요로 연결되지 않은 결과인 셈이다.
여기에 6월 말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와 이에 대한 정부의 연장불가 방침은 하반기 취득세 및 양도세 등 부동산 관련 세제의 현실화 측면에서 개편이 있을 것이라는 주무 부처 장관의 언급에도 거래절벽 우려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의 시장 상황에 대한 정부의 적절한 상황 인식에도 이러한 우려가 증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문제이고 현재의 시장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세제개편 방안 관련 정부 내 혼선...정부 및 정책 신뢰의 시그널 필요
경제 전반이 나쁜 상황에서 주택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경기의 ‘나 홀로 상승’은 정부도 원하지 않는다. 부동산경기의 군불 지피기를 피하려는 정부의 의도는 명확하다. 내수진작을 통한 주택시장의 거래 활성화가 궁극적으로 중산층 복원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거시경제의 큰 틀 속에서 부동산 시장을 운용하고자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칙적으로 맞다. 그렇게 모색되어야 한다. 지난 역대 정권의 ‘정부의 실패’로서의 반면교사 역시 현 정부의 정책 운용이 바람직함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시장 상황에 대한 정부의 접근은 다른 정부와 다른 대책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또한 현 정부의 내부적 혼선이 자칫 컨트롤 타워(control tower)의 부재 또는 조정 능력의 상실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 방향의 모색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진다.
첫째, 시장의 작용과 반작용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4·1대책을 나름 이번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보다 많은 것들을 담아냈다. 그리고 지역적으로 서울・수도권에 국한되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보였다. 그럼에도 취득세 감면 연장 불가를 기점으로 거래절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요지는 이런 거래절벽 상황이 예측 가능했다는 점이다. 취득세 감면은 6월 말 종료되는 것이었고 이에 대한 수요 증진차원에서 4·1대책을 통해 생애최초주택구입에 대해서는 취득세 및 양도세 감면 또는 면제 등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그러한 정책 일정의 변화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책임이 크다. 그 책임이 컨트롤 타워의 조정 능력 부재에 기인했다면 문제의 심각성은 조금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양도차익을 기대할 수 없는 가격 하락 상황에서 양도세의 한시적 면제를 대책에 포함한 잘못은 원죄가 더 크다.
둘째, 정부 컨트롤 타워 및 통합적 조정 능력의 부재이다. 정부 관계자들이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얘기를 한다는 것은 정부 내부에서 정책 조율이 제대로 안 된다는 것을, 또는 컨트롤 타워의 조정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6월 말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는 것을 두고 정부 관계자는 더 이상의 감면 연장을 없다고 일축했다. 정부의 공식적 입장이었다면 그것은 잘못된 발표가 아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주택시장 상황에 대한 이해와 상관없이 감면 연장을 종료한다’고 읽혔다는데 문제가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법상 정해진 기준으로 취득세를 내본 적이 없는 일반 소비자들은 감면 혜택이 없는 상황에서 거래할 만큼 무지하지 않다. 그런데 문제는 상시적 인하로서의 세제개편 방안에 대한 로드맵 제시에도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 관계자가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발표함으로써 관계 부처 간 이견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정부 및 정책의 신뢰와 관련해서 그리고 앞으로의 추가적인 대책과 관련해서도 소비자들인 대다수 국민에게는 곱게 비치지 않는다.
셋째, 중장기 로드맵의 제시이다. 최근 취득세 및 양도세 감면은 거래 활성화와 관련해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보유세가 아니라 거래세의 감면은 그만큼 거래 활성화를 촉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련 세제의 문제점은 꾸준히 지적됐다. 땜질식 처방으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정책적 신뢰로서 중장기 로드맵을 제세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시장의 불안에 대해서도 소비자로서는 정부의 로드맵을 믿고 가계의 입장에 맞는 소비를 결정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로드맵은 최소한 국회통과를 전제로 해야 한다. 최근 수직 리모델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등 국회통과가 예상됐던 관련 법률에 제동이 걸렸다. 수요는 다시 위축됐다. 문제는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이번 정부 역시 이전 정부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인식되는 데 있다. 소비자의 이러한 학습은 앞으로의 선택에서 시장과는 별도의, 정부 의도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있지 않다. 부동산 관련 세제개편이나 관련 대책의 추진에서 추진 일정대로 추진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보유 자산의 80%를 차지하는 부동산 취득 및 양도에 관한 결정은 그만큼 중차대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중장기 로드맵의 제시는 정책의 효과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일정대로도 아니고 따르지도 않을 대책이 향후 부동산 대책으로 결정된다면 시장에서는 부정될 수밖에 없다. 시장은 어쩌면 정부의 정책 결정보다 빠른 직감을 통한 시장의 방향을 결정한다.
부동산114가 수도권(서울 포함 경기·인천) 거주자 4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조사'결과 응답자의 39.6%가 올 하반기 부동산 투자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것은 지난해 말 조사결과(27%)보다 12.6%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투자의향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46.3%는 그 이유에 대해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저가매물 매수기회가 늘어서'라고 답했다. 수도권 위례신도시 및 부산 일부 지역 분양시장의 호조는 전체적으로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입지, 타이밍, (상품)브랜드 등이 적절하면 수요는 존재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시장보다 뛰어난 정부의 정책은 없다. 정부 정책 신뢰의 시그널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