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투자 자제해야 할 시점, 장기적 전망가져야
1. 칼럼을 쓰는 이유
2008년 이후 지속한 저금리 정책으로 시중 실질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로서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소형 주거용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앞으로 저출산과 인구감소가 우려되어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가족구조의 변화로 1∼2인 가구의 주택수요는 지속할 것이라는 일부 전문가와 언론의 전망과 보도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은연중 1∼2인 가구에 대한 임대주택이 안정적으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사업일 것이라는 믿음이 생겨났다. 이러한 배경에서 정부가 도시형생활주택, 준주택 등 1∼2인 가구를 겨냥한 주택정책을 잇달아 발표하자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이 부동산 시장의 중심으로 주목받으면서 대규모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의 ‘공급과잉’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 감지되면서 소형주택을 건설하거나 사들여 임대사업을 시작하려는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필자는 네이버 부동산 칼럼 516회 ‘오피스텔 시장동향과 전망’, 533회 ‘1인 가구 주택수요와 2013년 원룸 시장전망’을 통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부 부동산 전문가와 매체 등에서 ‘실투자금 1억 원이면 오피스텔을 4채까지 구입할 수 있다’, ‘투자금 대비 연 10%가 넘는 임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등 주택시장 상황을 아직 이해하지 못한 투자자들을 겨냥한 광고성 기사를 계속 내보내면서 선량한 투자자를 현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 소형 임대주택시장 현황을 정리하고 전망하여 부동산 칼럼 독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 글을 시작한다.
2. 도시형생활주택 및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 동향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지난 5년간 소형 주택시장에서는 공급과잉 현상이 두드러졌다.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던 2004~2007년간에는 연평균 54만여 가구의 주택이 공급되었는데 주로 아파트 위주로 공급되어 전체 건설물량 중에 아파트 비율이 78% 정도에 달했고, 아파트보다 주택 규모가 작아, 1∼2인 가구가 생활할 수 있는 다가구와 다세대의 비중은 각각 13%와 3%로 상당히 적은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뉴타운 사업의 열기와 함께 다가구주택의 비중이 23%로 증가하여 호수로는 83%나 늘어났다. 다가구주택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기존의 단독주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원룸형 다가구주택을 짓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다가구주택 한 채당 가구 수도 노무현 정부 때는 6.8가구에 불과하였으나 이명박 정부 때는 7.3가구로 늘어났다. 주차장 기준 완화 등을 통해 같은 규모의 대지라도 더 많은 방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때 건설되기 시작한 도시형생활주택 가운데 다세대 형식도 공급되면서 다세대주택의 비중이 12% 정도 더 늘어나 소형주택시장의 공급을 확대시켰다.
금융위기 후 주택시장의 거래부진과 이에 따른 가격하락현상이 나타나면서 전세시장의 불안이 더해지자 정부는 2009년부터 전·월세난 해소를 위해 역세권에 1~2인 가구가 살 수 있는 도시형생활주택을 공급하면서 갖가지 활성화 대책을 내어 놓았었다. 도시형생활주택의 주차장 설치 기준을 가구당 0.5대 이하로 가구당 1대꼴인 아파트와 비교해 크게 완화 주어 사업자의 수익성을 높여 주었고, 건설비용을 연 2.0%의 낮은 금리로 빌려줬다. 그 결과 2009년 1,688세대, 2010년 2만 529세대, 2011년 8만 3,859세대, 2012년 12만 3,949세대의 도시형생활주택이 건설되었고, 이 가운데 80% 이상이 전용면적 30㎡ 이하의 원룸형 주택이다. 올해 전국에서 입주 예정인 도시형생활주택은 약 8만 세대에 달한다.
2011년 준주택제도가 도입되면서 오피스텔도 소형주택 붐에 힘입어 공급이 급증했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오피스텔 건축허가 면적은 2011년 대비 50.7% 늘어난 433만 2,000㎡에 달했다. 오피스텔 공급은 2009년 잠시 주춤한 것을 제외하면 이후 3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올해 수도권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1만 7,000여 실로 지난해에 비해 130%가량 증가할 전망이며, 전국에서 입주 예정인 오피스텔은 3만 742실이다. 2013년 한 해에 총 11만여 가구의 소형주택이 도시형생활주택과 주거용 오피스텔의 형태로 입주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3. 가격 및 임대료 동향
아파트 중심의 시세 차익형 부동산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돈 가치 하락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며,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감과 직접 관련되어 있어 내수 경기가 살아나면 집값이 오르게 된다. 여기에 집값 상승 기대 심리 등 심리적 요소까지 가세하게 되면서 복잡한 양상을 보이게 된다. 시세 차익형 부동산은 수급 상황, 경제 상황, 정부 정책, 투자 심리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주거용 오피스텔과 같이 월세 수입을 기반으로 하는 수익형 임대사업은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임대료가 결정되고 부동산의 가치도 좌우된다. 주거용 오피스텔을 2억 원에 샀다고 전제하자. 그러면 기대 수익률 6%에 맞추기 위해서는 월세를 100만 원씩 받아야 한다. 그러나 월세가 50만 원씩 형성된 시장에서 혼자 100만 원씩 받는다면 그 집에 세를 들어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 즉, 임대 수익형 부동산은 산 값이 월세 수준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월세 수준이 그 집의 시세를 좌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월세가 지속해서 오르지 않는 한 임대 수익형 부동산은 오르지 않는 것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집주인이 주도적으로 월세를 올려 투자금 대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공급과잉 상황에서는 임대료가 시장의 수급 상황에 따라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지 임대인이나 임차인의 욕심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공급 과잉의 결과 이미 소형주택의 임대료가 하향 추세에 접어들었다. 한국감정원 조사를 따르면 수도권과 지방 소재 5대 광역시의 월세는 주택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다. 2012년 6월 지수를 100이라고 할 때 2013년 4월 지수는 아파트가 101.20, 연립·다세대주택이 99.74, 단독주택이 99.91이고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이랄 수 있는 오피스텔은 98.17에 불과하다. 10개월 전과 비교하면 아파트 월세만 1.20% 오른 것이지 도시형생활주택이 포함된 다세대주택은 0.26%, 원룸 다가구주택이 포함된 단독주택은 0.09%, 오피스텔은 무려 1.83%나 하락했다.
516회 칼럼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오피스텔의 조수익률(임대사업 관련 각종 세금 납부 전 수익) 하한선은 5%로서 이보다 낮은 수익률이면 손해가 발생한다. 2012년 한 해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6%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의 연간 임대수익률은 2010년 1월 5.9%대였지만 2012년 5.5%까지 낮아졌다. 오피스텔 임대 인기지역으로 공급 과잉이 두드러졌던 강남권 오피스텔은 심지어 4% 이하 수익에 그쳐 손실을 보는 오피스텔이 속출하고 있다.
4. 과잉공급의 배경 1∼2인 가구 증가에 대한 오해
소형주택의 공급 과잉이 벌어진 요인이야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일부 전문가와 언론이 통계청이 발표하는 1∼2인 가구 증가를 두고 소형임대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라고 잘못 해석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발표로는 2010년부터 2035년까지 25년간 1인 가구는 84%, 2인 가구는 80%가 늘어나는 대신 4인 가구가 44% 줄어들고 5인 이상 가구가 61% 줄어든다. 이것을 1~2인 가구용 주택의 수요가 꾸준히 느는 것으로 잘못 해석되면서 오피스텔이나 원룸형 다가구, 도시형생활주택이 지난 몇 년간 과도하게 많이 공급됐다. 그러나 1~2인 가구 증가의 상당 부분은 50세 이상의 장·노년층의 증가와 자녀의 분가, 배우자의 사망 등에 따른 현상으로서 도시보다 농어촌 지역에서 그 증가율과 비율이 더 높다. <표>를 보시면 도지역의 1∼2인 가구 비율이 소형임대주택수요가 밀집된 것으로 알려진 광역시나 심지어 수도권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하나의 표는 1∼2인 가구의 증가가 월세를 내면서 수도권이나 광역시에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에서 사는 수요층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표> 연도별 지역별 1∼2인 가구 변동추이
일부 전문가 중에는 주택시장의 가격이 장기안정화국면에 들어섰기 때문에 전세난이 가중될 것이고 이 때문에 월세수요가 증가할 것이므로 원룸형 다가구주택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의 투자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룸형 다가구주택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은 월세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세 비중이 상당히 낮다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이다. 즉, 원룸형 다가구주택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을 계속 많이 공급해 보아야 전세난 완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월세 시장에 공급만 더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에 불과한 것이다.
5. 전망
장기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이자소득을 기대할 수 없었던 은퇴자들과 영세가옥주들은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의 1∼2인 가구 증가와 잘못된 수요 예측, 전세시장 불안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시장 전망이 넘쳐나는 가운데 정부의 소형주택 활성화 정책이 나오자 앞다투어 퇴직금을 털어 도시형생활주택을 짓거나 주거용 오피스텔을 사들였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소형주택시장의 공급 과잉현상이 나타나고, 지역에 따라서는 공실률이 50% 수준에 이르러 영세 임대사업자들 큰 피해를 입고 있다. 향후 몇 년간 소형임대주택시장에서의 수급 불균형은 지속될 것이어서 월세를 목적으로 한 소위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에게 손실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 월 임대료의 하락 수준을 넘어 공실의 증가라는 극단적인 형태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형 부동산만 사 놓으면 누군가가 월세를 꼬박꼬박 낼 것이라는 믿음은 너무 낙관적이다. 칼럼 독자 여러분께서는 비전문가의 그럴듯한 주장과 욕심에 끌려 소중한 재산을 탕진하지 않도록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부동산시장을 추적하고 전망하는 전문가의 견해를 참고하라는 말과 함께 칼럼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