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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취득세 인하, 어떻게 할 것인가?

글쓴이 : OBS 날짜 : 2013-08-19 (월) 12:02 조회 : 1422
지난 6월 말 취득세 감면이 종료되면서 “거래절벽”이라고 불릴 정도로 부동산 거래량이 줄었다. 국토해양부 잠정 집계에 의하면 6월에 비해 7월의 주택거래량은 4분의 1에 불과할 정도다. 거래가 실종되는 반면 전세가는 비수기인데도 오름세가 꺾일 조짐이 없다. 전세수요를 주택 구매수요로 돌릴 수 있다면 매매시장, 전세시장 모두 바람직할 것이다. 부동산 거래를 되살리기 위한 취득세율 인하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 부처 간 그리고 중앙과 지방간 논란이 뜨겁다. 세율 인하에 반대하는 시도의 상황을 대변하기 위해 산하 연구기관들이 “취득세 감면이 거래 시기를 바꿀 뿐, 거래량의 절대 증가 효과는 없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한다.
현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간략히 취득세의 이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04년까지만 해도 부동산 거래에는 세율 2%인 취득세와 세율 3%인 등록세가 따로 부과되었다. 여기에 농특세와 교육세가 각각 부가되어 총 세율이 5.8%에 달했다. 세율은 높았지만 세 부담은 크지 않았다. 과표가 워낙 낮았기 때문이다.
토지는 개별공시지가로, 건물은 신축가액에 각종 지수를 적용해 계산한 건물시가표준액으로 평가했는데<표 1>, 당시 방식대로 서울시 아파트 취득세 과표를 계산해 보면 평균적으로 시가의 20% 수준에 불과했음을 알 수 있다. 다른 주택, 일반건물 등의 과표 현실화율은 더 낮았으므로, 취득, 등록세의 실효부담은 시가의 1% 정도였다.
<표 1> 연도별 취득세 과세표준
2005년에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도입되고, 2006년에는 실거래 가액 신고가 의무화되어 과표가 시가의 100% 수준이 되었다. 과표가 현실화되면 세 부담이 너무 급격하게 오르니까 정부는 취득세, 등록세를 합해서 4%(부가세 포함 4.6%)로 세율을 정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감면조치를 시행하였다. <표 2>에서 보듯이 결과적으로 올 7월 이전에는 한 번도 세법상의 명목 세율이 적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의 논란은 세율을 “내리느냐”의 문제라기보다는 실효세율을 명목 세율 수준으로 “올리느냐”의 문제에 가깝다.
<표 2> 주택 유상거래에 대한 취득세 및 등록세 세율 변화
지방세수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지방은 마치 그동안 잘 들어오던 세금이 깎여서 살림이 어려워질 것처럼 주장하지만, 지금까지 4.6% 세금을 온전히 받았던 적이 없다. 중앙정부가 세율을 깎으면, 세율 감면에 동의해주는 대신 명목 세율에서 들어올 가상의 수입과의 차액을 중앙정부로부터 받아내었다. 올해의 경우 취득세 보전으로 중앙정부가 약 1조 원을 지방에 주기로 되어 있다.
과표 때문이든 세율 때문이든 납세자들은 이제까지 시가의 1∼3% 내외의 취득세 부담을 했으나 지난 7월 1일부터 4.6%를 세금으로 낸다. 취득세 감면이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할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긍정이든 부정이든 신뢰할 만한 실증분석은 아직 없다. “취득세 감면이 거래량 증가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지방연구원들의 보고서에는 자료나 분석의 가정과 방법 등에서 수긍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의 경우 세금은 적지만 중개업자에게 지급하는 부동산중개료가 만만치 않으니 거래비용 총액으로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그러니 취득세를 낮추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한다. 반대급부 없이 내는 세금과 민간 서비스 대가인 부동산중개료를 혼동하는 억지주장이다. 더구나 미국 등 많은 나라의 경우 부동산중개료는 파는 사람이 전액 낸다. (매수인과 따로 계약되어 특수한 조건이 아니라면) 중개업자는 파는 사람의 대리인(seller’s agent)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자료를 뽑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취득세 부담이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취득세와 거래량에 관한 과학적인 증거가 아닐지 모르지만, 부동산 거래현장의 목소리는 일관된다. 부동산모니터링 그룹의 보고서나 공인중개사협회의 성명 등이 모두 취득세 부담이 거래의 장애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는 수없이 많은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므로 “취득세만 낮춘다고” 거래가 금방 살아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뜩이나 침체된 시장에서 세부담을 대폭 올리는 것이 부정적인 효과를 갖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살리기는 어렵지만 죽이기는 쉽다.
물론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유일한 정책적 고려사항일 수는 없다. 중앙이든 지방이든 정부가 일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거두어야 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복지 확대로 지방재정 여건이 어려워졌다. 재원보전 조치가 수반되지 않는 지방세 감면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는 지방 재원을 중앙정부가 좌지우지한다는 데 대해 불만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세부담을 급격히 늘리지 않으면서도 지방정부의 세수를 확보하는 길이 있을까? 한 가지 방법은 현상유지이다. 즉 명목 세율을 감면 당시 세율로 인하하고, 중앙정부의 세수보전을 종전과 같은 액수로 유지하는 것이다. 아무도 더 좋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으니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다만, 중앙정부가 한시적으로 지방에 지원하던 예산을 계속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두 번째는, 현재 논의되는 바와 같이 중앙정부 세목을 지방으로 이양하거나 배분비율을 상향 조정할 수도 있다. 재산세나 담배소비세 세율을 올리거나 지방소비세 배분비율을 조정하는 것이 유력한 대안으로 이야기된다. 지방세라고 해도 시·군과 시도가 받는 세금이 다르고 특·광역시는 또 구조가 달라서 세목 교환이나 배분비율 조정이 말처럼 쉽지 않다. 그래도 국민 입장에서는 세금으로 내는 돈은 다 마찬가지이니까 나머지는 정부 간 조정제도를 잘 다듬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근본적인 측면에서, 취득세 인하와 함께 보유세의 정비, 특히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의 통합이 함께 이루어지는 방향으로의 제도개선이 제안되기도 한다. 이때 취득세는 다양한 경우에 정책과세로 활용됨을 고려하여 국세로 이전하는 것도 고려될 수 있다. 과거에 등록세가 국세였다가 지방세로 이전된 전력도 참고가 된다.
이렇게 지방세 문제를 다룰 때, 세입 측면만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복지사업의 비용을 지방정부가 떠안는 세출 측면의 문제도 같이 논의되길 바란다. 중앙정부가 생색낼 것은 다 내고, 청구서는 지방정부로 날라오는 것은 문제이다. 중앙정부가 도입하거나 확대하는 복지사업의 비용은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다.
세 번째 대안은, 지방정부 스스로 부동산시장 활성화와 세수 확보 간의 균형을 찾도록 자율성을 부여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법정 취득세 세율을 2∼3% 정도로 하고 시도가 1%p. 범위 내에서 세율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세율을 낮추어 거래가 활성화되면 들어오는 돈이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으므로, 지방정부가 남 탓하지 않고 자신에 맞는 세율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사족으로 덧붙여야 할 의문: 정부와 정치권이 몇 년, 몇 달 전부터 뻔히 알고 있던 문제를 왜 내버려둬서 국민들을 피곤하게 만드는 걸까? 비단 취득세 문제뿐 아니라 국정의 여러 부문이 사사건건 이런 식이다. 쳐보는 것조차 피곤한 이 사람들은 대체 무슨 면목으로 월급 받아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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