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논란, 개발이익 더 큰 도시환경정비사업은 부담 '0'
60대의 정 모씨는 용산역 앞을 지날 때마다 속이 쓰리다. 10여년 전 지인이 용산역 앞 집창촌 주변 상가에 지분 투자를 권했지만 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대지 3.3㎡당 3000만~4000만원에 달했지만, 이젠 1억원을 주고도 못사는 '넘사벽' 땅이 됐다. 쓰러져가던 집창촌 상가는 도시환경정비사업을 통해 초고층 주상복합으로 환골탈태했다.
무려 962.25%의 용적률을 적용받아 로또로 불린 용산역 전면 제3구역 '래미안용산' 얘기다.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모든 바닥면적(건축연면적)의 비율이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가구를 지어 일반분양 물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개발이익이 커진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중 드물게 용적률을 높게 받은 개포주공8단지도 346.99%에 그친다.
청량리 집창촌인 ‘588’ 역시 비슷한 사례다. 동대문구 전농동 620-47번지 외 157필지의 청량리4재정비촉진구역도 989.97%의 용적률을 적용받았다. 이 지역은 2021년 지상 200m 높이의 65층 규모 주상복합건물 4개 동과 호텔·백화점 등을 갖춘 42층 랜드마크타워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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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비사업 실행 전의 청량리 588 개발구역/사진=머니투데이 사진DB |
두 사례 모두 도시환경정비사업지로 초과이익에 대한 별도의 환수 조치는 없다.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상업 및 공업 지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보다 높은 용적률을 적용받고 개발이익도 막대하다. 그만큼 조합원 1인당 이익도 재건축조합보다 크다.
재건축 아파트 초과이익 환수제 실행을 앞두고 과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유독 재건축 아파트에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시환경 및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비사업은 △주거환경개선사업 △주택재개발 △주택재건축 △도시환경정비사업 △주거환경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6가지로 분류된다. 이 중 정부는 강남 4구의 주택재건축을 투기 주범으로 보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올해부터 다시 실행키로 했다.
문제는 다른 정비사업들과의 조세 형평성 여부다. 일시적 투기수요가 몰린다는 이유로 주택재건축을 규제하면 다른 정비사업에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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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량리4재정비촉진구역의 개발 주 조감도 |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정비사업 중 개발이익이 가장 큰 게 도시환경정비사업인데, 같은 정비사업 주택 중 재건축이냐 아니냐에 따라 준조세 부담의 명암이 엇갈리게 됐다"며 "재개발이나 도시환경정비사업 등 다른 개발사업지로 투기수요가 몰릴 수 있다"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도 "각각의 정비사업별로 개발이익이 발생하는만큼 재건축 뿐 아니라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반발과 세부 산출 방법이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 교수는 "개발이익 계산기준이 재건축 추진위 구성 시점부터 준공 시까지로 보수적이라 초과이익이 부풀려질 수 밖에 없다"며 "사업완료 후 부담금 외에 재산세 등 보유세가 누진적용돼 중과세되는 점을 감안하면 찬반이 대립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