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주택 전셋값이 2년 이상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전세가율(전셋값 대비 매매가 비율)이 계속 상승해 집을 팔아도 전셋값을 다 내줄 수 없는 `깡통전세`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주택산업연구원(원장 남희용)은 6일 '전ㆍ월세 시장의 전망과 리스크' 보고에서 “2009년 이후 나타나고 있는 전셋값 상승세는 과거 추세를 고려할 때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원은 2009~2011년 급등한 전셋값이 지난해 둔화를 보였지만 여전히 전세시장 불안 요소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 이사철 이후 전월세 거래가 크게 늘면서 전셋값이 다시 들썩이기도 했다.
연구원 노희순 책임연구원은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매매수요가 임대로 남아 있는 등 전세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새 아파트 공급은 주는 등 수요-공급의 미스매치가 여전하다"며 "과거 전셋값 상승 추이만 보더라도 전셋값이 2년 정도 더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세보증보험 등 활성화해야문제는 전세가율(전셋값 대비 매매가 비율)이 오르면서 하우스 푸어의 위험이 전세 수요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세가율 현재 65~77%에 이른다.
전세가율 상승은 담보가치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세 수요자의 위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가구는 전국 515만가구, 수도권에 약 330만가구가 있다. 이 가운데 수도권에 전세사는 가구는 약 54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 중에서 전셋값이 계속 오른다면 보증금 포함 담보인정비율(LTV)이 70%를 초과하는 가구가 약 19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이 주택에 후순위 임차한 경우 임대인 부실에 따라 경매로 집이 넘어가면 전셋값의 20% 정도를 떼일 것으로 예측한다.
연구원 측은 “최근의 집값 하락과 경매 낙찰가를 감안할 때 LTV가 70%가 넘는 집을 후순위로 임차했다면 전셋값을 온전히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전세시장을 안정화 대책과 보증금 규모를 낮출 수 있는 월세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는 공공임대 확대 등으로 시장 조절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책임연구원은 “특히 민간 임대 공급 의존도가 80%로 높은 편이므로 전세 보증보험 활성화 등을 통해 위험성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황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