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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주택경기 … 정부 “살아날 것” VS 민간 "나빠질 것”

글쓴이 : OBS 날짜 : 2013-06-14 (금) 09:54 조회 : 975

12일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궂은 날씨 탓인지 사무실 분위기는 썰렁했다. 서너 시간 동안 전화벨만 몇 번 울릴 뿐 문을 열고 들어서는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 이곳의 김모(48) 사장은 “지난달 중순 이후 분위기가 가라앉기 시작하더니 이달 들어선 아직까지 단 한 건도 매매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집을 팔아달라는 매물은 계속 쌓이지만 집을 사겠다는 고객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며 “지난달만 해도 인근 500가구짜리 아파트단지 매물이 10개가 채 안 됐는데 지금은 2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중개업소 "매수세 실종 매물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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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권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급매물이 늘며 집주인들은 부르는 값(호가)을 낮추고 있지만 매수세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면적 51㎡형은 4·1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직후 9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들어 9억2000만원이 됐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면적 82㎡형은 지난달 말 11억7000만원을 호가했으나 최근엔 11억3000만원 선에서 매물이 나온다. 강남구 대치동 에덴공인중개사무소의 윤고용 사장은 “반짝 살아나는 듯했던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수그러들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은 썰렁한데 … 정부 낙관 일색

 하지만 정부가 보는 주택시장 상황은 낙관론 일색이다. 4·1 대책의 효과로 주택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11일 새누리당 초선 의원 대상 정책특강에서 “부동산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기대감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4·1 주택 종합대책 추진현황 및 주택시장 동향'이란 보고서를 내고 “4·1 대책이 시장심리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하반기에는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추가경정예산 등 정책 패키지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주택시장 회복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전문가들은 정부 입장을 “공식 통계조차 무시한 근거 없는 낙관론”이라고 꼬집는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1 대책 발표 직후 상승세를 타던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짝 상승 아파트값 다시 하락세

5월 마지막 주엔 0.02%(전주 대비) 떨어졌고, 6월 첫째 주에도 0.08% 내렸다. 13일 나올 6월 둘째 주 통계도 이변이 없는 한 3주 연속 하락세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감정원은 주택가격 동향에 대한 정부 공식 통계를 내놓는 곳이다. 정부와 민간의 시각이 극도로 엇갈리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주택산업연 "거래 감소 가능성 커”

주택산업연구원이 12일 발표한 하반기 수도권 주택거래 전망 경기실사지수(BSI)는 51.1로 기준치(100)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달 말 79개 건설업체와 54개 부동산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BSI가 100 미만이면 경기가 나빠질 것이란 전망이 좋아질 것이란 전망보다 우세하다는 뜻이다.

김리영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4·1 부동산종합대책이 주택거래 회복에 일정 부분 기여하긴 했지만 효과는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주택거래가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부에 대한 주택시장의 가장 큰 요구사항은 취득세 감면기간 연장이다. 대한상의·대한건설협회·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는 이달 말로 끝나는 취득세 감면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 그러나 세금수입 감소를 우려한 정부는 취득세 감면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그동안 주택시장은 취득세 감면과 4·1 대책의 두 군데에서 '군불'을 땐 덕분에 그나마 온기를 유지했다”며 “실수요자들의 취득세 민감도가 매우 커진 상황에서 하반기에 취득세 감면이란 '군불'이 꺼지면 지금 정도의 온기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건국대 심교언(부동산학) 교수는 “수도권 2기 신도시와 보금자리주택의 입주가 본격화하면 집값은 더 내릴 수 있다”며 “경기침체,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 주택시장의 체질이 바뀐 만큼 정부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인식도 근본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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