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박치현 기자] [주상복합단지 낙찰가율 100% 못미쳐… 일반아파트는 103.6% 역대 최고]
경매시장에서도 주상복합 아파트가 찬밥신세다. 아파트보다 시세 상승 기대감이 낮다보니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해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고 있다. 아파트 경매에서 최초 감정가를 뛰어넘는 고가 낙찰이 속출하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7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법원경매에서 응찰자수 상위 10개 아파트 중 주상복합아파트인 송파구 가락동 '현대파크빌' 218.49㎡(이하 전용면적)만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됐다. 해당 물건은 감정가가 9억원이었지만 두 번 유찰 끝에 7억809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 상위 10개 아파트 중에서도 주상복합아파트인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178.50㎡)와 '여의도자이'(148.94㎡)의 낙찰가율만 100%를 밑돌았다.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는 감정가가 14억3000만원이었지만, 낙찰가는 12억8999만원에 그쳤다. 여의도자이도 감정가(16억5000만원)보다 낮은 14억830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달 서울의 법원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103.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도소득세 중과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매물이 실종되면서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으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일반아파트의 경우 감정가가 책정된 이래 경매 당일까지 수개월간 오른 시세가 낙찰가에 반영되기도 했다.
이와 달리 주상복합아파트의 낙찰가율이 낮은 이유는 감정가가 책정된 이후 시세가 크게 오르지 않은데다 향후 가격 상승 기대감도 낮기 때문이다. 2016년 가락동 현대파크빌 218.49㎡ 11층의 매매가격은 9억3000만원. 하지만 지난해 10월에는 실거래가가 8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올해는 아예 거래 신고 자체가 없다.
여의도동 '여의도자이'도 148.94㎡ 18층이 지난해 12월 16억1000만원에 매매됐으나 올해 4월에는 같은 면적 22층이 15억6000만원에 팔렸다. 인근 일반 아파트 가격이 큰폭 상승할 때 동반 상승하기는커녕 오히려 매매가격이 뒤로 물러선 것.
이에 대해 경매업계 관계자는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 같은 고가의 주상복합아파트는 시세변동이 거의 없다"며 "실거주가 아니라면 투자목적의 매입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 주상복합아파트는 상가가 인접해 편의성이 높고 조망이 뛰어나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으로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한때 전국 최고가 단지중 하나였다. 이런 장점은 상가 및 편의시설을 갖춘 대단지 아파트가 늘면서 빛을 잃었다. 또 타워형으로 지어진 구축 주상복합단지는 에너지 효율이 낮고, 대지지분이 작아 향후 재건축도 여의치 않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요즘은 조망과 편의시설을 갖춘 대단지 일반 아파트가 늘어나 주거편의 면에서 주상복합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다"며 "최근 신축 주상복합단지는 전용률을 높여 관리비를 줄이고 중소형 면적으로 평면을 다양화해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