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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새 미분양 20분의 1로… 상가·주택용지 값 10% 뛰어]
현대제철 등 400개 기업 입주… 10년새 인구 50% 가까이 증가
건설사들, 3년만에 공급 나서… 힐스테이트 등 2207가구 분양
전문가 "투자 전망 밝지만 분양가 시세보다 높아 주의"
12일 낮 충남 당진시 중심지에서 동쪽으로 5㎞쯤 떨어진 송악읍 기지시리(里). 비닐하우스들 사이로 굴착기와 롤러 같은 중장비 5~6대가 굉음을 내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송악읍에서 현대제철 당진 공장을 잇는 왕복 4차로의 '현대제철로(路)' 공사다.
주변에는 아파트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다. 마무리 공사 중인 다가구주택도 많이 보였다. '당진공인' 엄중섭 대표는 "시내에 아파트 지을 땅이 없다 보니 송악읍이나 외곽으로 주거단지가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라며 "새로 뚫리는 도로변에 투자가 몰린다"고 말했다. 이들 도로변 상가·다가구주택 용지는 1년 만에 시세가 10%쯤 올랐다.
'항구 도시'이던 충남 당진이 신흥 부동산 투자처로 뜨고 있다. 현대제철 입주 이후 '철강 도시'로 탈바꿈하면서 인구와 소득이 늘고 아파트값과 땅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공영식 당진시 기획팀장은 "2020년까지 거주 인구가 5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未분양 소진…집값 '껑충'
2009년 하반기에 분양한 당진시 송악읍 '당진 롯데캐슬'(84㎡). 작년 초만 해도 이 아파트는 처음 분양가보다 10% 정도 싼 2억800만원에 미분양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100가구 넘던 미분양이 모두 사라졌다. 집값도 분양가보다 약간 높은 2억3000만원까지 올랐다. 인근 '송악 e편한세상'(84㎡) 역시 올 초 2억1500만원에서 현재 2억3000만원으로 올랐다. 당진 'L공인' 대표는 "최근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다가구주택에 혼자 월세로 살던 근로자들이 결혼하면서 아파트로 옮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당진 주택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주춤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대(對)중국 교역 중심지로 성장할 것을 예상한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을 늘렸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로 미분양이 속출하고 시세도 급락했다. 2009년 아파트 2300여가구가 분양됐지만 절반 가까이 미분양됐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2010년 2000가구에 육박했던 미분양은 지난 3월 기준 91가구로 줄었다. 2011년 이후 전세금이 30% 가까이 급등하면서 매매가도 분양가 수준까지 회복한 상태다. 201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집값이 2% 내리는 동안 당진시는 5% 상승했다.
◇몰려드는 기업…인구·소득 급성장
당진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난 일등공신은 철강 기업들이다. 현대제철이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한 이후 현대하이스코·동부제철·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업체와 협력회사 등 400여개가 입주해 '철강 메카'를 이룬 것. 중국과 가까운 아산만을 끼고 있고 서해안고속도로가 인접해 수도권으로 이동하기 쉽다는 점이 기업들에 매력으로 작용했다.
기업이 몰리자 인구와 소득도 가파른 상승세다. 2004년 11만명이던 인구는 지난해 16만4000명으로 50% 정도 늘었다. 매년 5000명씩 인구가 증가한다. 당진시의 지역총생산(GRP·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은 10조원에 육박한다. 2004년보다 3배 이상 늘어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다. 지금도 산업단지와 기반 시설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석문·합덕·송산 산업단지가 분양 중이고 서해안 복선전철과 당진~천안고속도로가 뚫리면 수도권이나 주변 도시까지 연결도 더 편리해진다.
◇아파트 분양, 3년 만에 '기지개'
시장이 호전되면서 건설사들도 3년 만에 아파트 분양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당진 힐스테이트'를 비롯해 '당진 2차 푸르지오' '한성 필하우스' 등 3개 단지(2207가구)가 분양한다.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강승우 현대건설 분양소장은 "지난 9일 모델하우스 개관 이후 사흘 만에 1만5000여명이 찾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진 부동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주변에 다른 거점 도시가 없고 기업체 근로자들의 주택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새 아파트 공급이 없었고 기업 배후 수요도 풍부해 투자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파트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약간 높아 실수요자 위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당진시의 철강산업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의견도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 연구원 연구위원은 "쌍용차 생산 축소로 평택시 경제가 위축된 것처럼 철강 경기에 따라 당진도 부침(浮沈)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