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사비 절감 근거로 드는 사업장 5곳뿐
조합·전문가 "재정 부족 야기하는 공공관리 문제 있어"
(서울=뉴스1)최동순 기자 = 국토교통부가 공공관리제 주민선택제 도입을 추진하자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공관리제를 주민들이 선택해 도입 여부를 결정하면 제도가 일괄적으로 적용되는데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시가 공공관리제 적용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시기를 조례를 통해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못 박은 제한이 풀리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공공관리제를 적용받지 않으면 시공사 선정시기가 조합설립 인가 이후로 앞당겨지고 자금난을 겪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조합 입장에서는 정비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건설기업의 자금과 인허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서울시 공공관리제 개선 반대…업계 "순기능보다 부작용 더 커"
업계에선 서울시가 공공관리제 주민선택제 도입에 대해 반대하는 것에 대해 불만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과 관련된 정부입법 권한은 국토교통부에 있는데 이를 두고 지방자치단체가 반대 의견을 계속하는 것은 월권행위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사비 절감과 사업 투명성 강화에 대한 효과가 검증된 만큼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공공관리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서울시의 주장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서울시는 공공관리제를 적용해 시공사를 선정하면 공정한 경쟁입찰이 이뤄져 공사비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시가 공사비 절감의 근거로 내세우는 사업장은 △동대문구 대농신안 △서초구 우성3차 △마포구 망원 1 △서대문구 가재울6 △강동구 고덕주공2 등 5곳에 불과해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공공관리제가 적용되는 대부분의 조합이 사업시행 인가 전부터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시공사를 선정한 몇 곳의 사례만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2010년 공공관리제가 도입된 이후 서울시에서 이 제도를 적용받아 시공사를 선정한 사업장은 12곳에 불과하다. 반면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며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만큼 공공관리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조합들 "공공관리 손질 환영"…정비사업 투명성 강화도 가능
이같은 이유에서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은 공공관리제 손질이 필요하다는데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조합의 운영을 위해서는 사업시행인가 전까지 공공의 재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서울시의 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사업추진의 주도권을 다시 민간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남 뉴타운 조합 관계자는 "조합이 한번 총회를 열고 서면동의서를 받기 위해서는 수천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서울시의 공공관리제 관련 예산은 최대 20억원으로 한정돼 있어 대부분의 조합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공관리제 선택 여부를 주민자율에 맡기더라도 정비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지자체가 각 정비사업장의 3.3㎡당 공사비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근거로 총회 의결을 거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관리제 주민선택제 도입이 제도 폐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만큼 서울시가 한발 양보해 제도 개선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조창혁 한가람법무법인의 변호사는 "이번 제도개선안은 공공관리제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의견을 묻겠다는 것"이라며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 스스로 결정해 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