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권의 대표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잠실 주공5단지/뉴스1 DB© News1
정부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내주 발표…조합원 권리 보장 초점
지자체 권한은 축소, 민간에 사업추진 주도권 환원
업계 "수익성 개선 방안 없는 점은 아쉬워"
정부가 지지부진한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이번주 발표한다. 조합원들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한편 융통성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들이 담겨있어 민간 정비사업 정상화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부 발표되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에는 재건축 소형주택 건설비율 완화, 조합원 분양신청 가구수 제한 폐지, 공공관리제 주민선택제 도입,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분양가상한제 신축운영 등이 담길 예정이다.
국회에 관련법 개정안이 계류 중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분양가상한제 신축운영을 제외한 나머지 제도 개선안은 민간 정비사업과 관련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축소하고 원활한 사업진행을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지자체 권한은 '축소', 조합원 권리는 '보장'
현재 입법예고 상태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재건축 소형주택의 의무건설 비율을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도정법은 재건축 국민주택규모(85㎡)의 의무비율을 전체 가구 수의 60% 이상으로만 정하고 과밀억제권역에 한해 소형주택(60㎡)의 공급비율을 시·도 조례에 위임했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소형주택의 비율을 20%이상으로 제한해 왔다.
조창혁 한가람법무법인의 변호사는 "소형주택 확대를 원하는 지자체가 재건축 의무건설 비율을 강화하면서 조합은 어쩔 수 없이 이 규정을 따라야했다"며 "조합이 이를 거부할 경우 지자체가 재건축과 관련된 인·허가를 내주지 않아 일부 현장은 사업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둔촌주공과 고덕시영 재건축 조합은 서울시가 새로 짓는 아파트의 30%까지 60㎡ 이하 소형으로 지으라는 방침을 제시하자 불가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하지만 각종 인·허가 절차에 제동이 걸리면서 지난해 서울시의 요구를 수용했다.
조 변호사는 "이번 제도 개선안은 조합원들 선택의 권리를 보장해주고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지자체 권한을 축소해 재건축 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공공관리제도 주민선택제 도입 역시 같은 맥락이다. 도정법은 공공관리제 도입에 관한 권한을 전적으로 지자체에게 위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조례를 통해 모든 재개발·재건축 현장에 공공관리제 적용을 의무화하고 시공사 선정시기를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조정했다.
시공사가 초기 단계에 사업에 관여하는 것을 막고 돈과 관련된 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조합들이 자금난을 호소하면서 공공관리제가 민간 정비사업 위축의 원인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정비업체 관계자는 "도정법을 통해 조합원이 공공관리제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은 사업추진의 주도권을 지자체가 아닌 민간에게 되돌려주겠다는 의미"라며 "공공관리제를 선택하지 않으면 시공사 선정시기가 조합설립 인가 이후로 환원되기 때문에 자금난을 겪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현장에도 활력이 돌 것"으로 기대했다.
◇용적률 보장은 제외, 업계 "아쉽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추진 주체인 조합원의 권리를 강화해준다는 측면에서 다음주 발표가 예정된 제도 개선안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해서는 사업성을 높여주는 게 가장 효과적인데 이를 위한 용적률 완화 방안이 포함돼지 않았다는 점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국계법)은 일반주거지역을 1종, 2종, 3종으로 나누고 용적률 상한을 각각 200%, 250%, 300%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자체는 조례를 통해 이 상한선을 150%, 200%, 250%로 제한하고 있다.
개포시영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법적 상한용적률이 있지만 사업의 인·허가권을 가진 지자체가 이를 제한해 조합들이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애를 먹어왔다"면서 "도정법에 지자체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조례를 통해 용적률을 300%까지 올려 정비계획을 세울 수 있는 조항이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전혀 적용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비사업 용적률을 법적상한까지 완화할 수 있다는 조항이 강제규정이 아닌 임의규정인데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자체들이 저밀도 개발 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유명무실한 법안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이 살아나려면 수익성을 개선해주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관련법 개정을 통해 지자체가 용적률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용적률 인센티브에 따른 임대주택 공급비율을 낮춰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제란 정비계획을 변경하지 않아도 도시계획위원회심의만 거치면 용적률을 추가로 늘릴 수 있는 제도다.
개포주공 3단지 조합원은 "용적률 인센티브의 경우 늘어나는 용적률 중 최고 75%까지 임대주택으로 지어야해 사업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인센티브에 따른 임대주택 건설비율을 완화하는 것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