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2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자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역시 ‘그린벨트 해제’의 덫에 걸렸다며 고개를 저었다.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는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을 잡고자 정부는 30개 지구, 30만가구 공급 계획을 밝히며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재인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는 작년부터 예상됐던 행보다.
서민주택 100만가구 공급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4월 박상우 LH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정부에서 연간 5000가구 정도로 줄었던 공공아파트 분양이 새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연 평균 2만6000가구로 늘었다”며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공택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그린벨트를 활용할 수도 있고, 서울을 둘러싼 ‘동서남북’에서 (후보지를) 다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주택 100만가구 공급 당시부터 그린벨트 해제안이 내부에서 검토되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공급이 반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집값 안정에 도움일지는 미지수란 점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을 공급하면 도시지역 인구 밀집 문제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균형 잡힌 국토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뿐 아니라 주택난 해결의 근본대책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1998년 이정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팀은 수도권 그린벨트가 풀릴 경우, 많게는 39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인위적인 인구 대폭발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인구 300만명을 추가 수용할 수 있는 구리·남양주 일원의 그린벨트가 해제된다면 서울시 취수장은 상수원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임야·논밭의 담수 기능이 크게 떨어져 서울시 곳곳이 침수 피해를 볼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도시계획적 측면에서 그린벨트 해제가 결코 이로울 게 없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서울 내 해제 절차를 밟은 재개발 사업지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을 훼손하느니 주거환경을 정비하라는 얘기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 공급해야 정부가 바라는 효과가 나타날 텐데 이를 감안한다면 그린벨트 해제보다는 도심지 내에서 가능한 부지와 낡은 주거지 정비사업을 계획하는 것이 낫다”며 “공공택지에 건설하는 공공임대는 엄밀하게 말해 서울 내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투자수요층이 바라는 주택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최지희기자 jh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