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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전세 드물고 집값 오르자… 2030, 신혼집 구하러 경매에 몰려

글쓴이 : OBS 날짜 : 2015-05-26 (화) 10:36 조회 : 485

-백팩 메고 경매시장에 '북적'

"부모님께 손벌리기 싫고 전세 올라 아예 경매로 구입"

-소액 투자도 가능해 인기

감정 최저價의 10% 내면 참여… 2억~3억대 빌라 투자 많아

-경매시장 과열 조심해야

낙찰가率이 90% 넘으면 경매 투자 메리트 없어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방법원 10층 경매 입찰 법정. 오전 11시 20분 입찰 마감을 앞두고 입찰표를 손에 든 60여명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였다. 이 중에는 20~30대 젊은이들도 많았다. 백팩을 메고 입찰 봉투에 도장을 찍는 20대 남성, 찢어진 청바지에 야구모자를 쓴 30대 남성도 있었다. 반바지 차림의 이모(27)씨는 "분위기 봐서 막판에 입찰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며 웃었다.

최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법 10층에서 열린 부동산 경매 법정이 입찰 참가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최근 경매 시장에는 신혼집 등을 구하기 위한 20~30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지옥션 제공

주로 40~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도했던 부동산 경매 시장에 최근 들어 20~30대가 뛰어들고 있다.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집값도 조금씩 오르자 신혼부부와 젊은 직장인들이 실거주 목적의 집을 구하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법원 경매로 몰리는 것이다. 이날 경매법정에도 줄잡아 전체의 20% 이상이 20~30대였다. 부동산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입찰자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없다"면서도 "작년 하반기부터 경매장에 젊은층이 늘어나더니 올해는 아이를 안고 오는 젊은 엄마와 신혼부부도 많다"고 했다.

◇2030세대 "전세난에 지쳤다"

이날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빌라(전용면적 59.59㎡)에 응찰한 최모(29)씨는 올해 말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구하기 위해 경매 법정을 찾았다. 올 2월부터 벌써 세 번째 입찰에 참여했다. 최씨는 현재 서울 용산구의 원룸(33㎡)에 살며 보증금 1억, 월세 55만원을 낸다. 그는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직장엔 오전 반차를 냈다"며 "색안경을 끼고 볼까 봐 친구들한테는 신혼집을 경매로 구한다는 이야기는 못하지만, 부모님께 손벌리기 싫어 일단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빌라 경매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송모(28)씨도 실거주 목적으로 이날 서울 은평구에 있는 전용면적 84㎡ 아파트에 응찰했다. 그는 "부모님에게서 독립하려고 하지만 전세금이 너무 올라서 차라리 경매로 집을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소액 투자 가능해 젊은층에 인기

2030세대가 빌라 경매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매물도 많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1억~2억원이면 전용면적 85㎡ 빌라를 낙찰받을 수 있다. 최근 입찰 경쟁이 치열해 낙찰가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시세의 80% 안팎이다.

투자 목적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20~30대도 늘고 있다. 입찰시 최저가의 10%만 보증금으로 내면 경매 참여가 가능하다. 감정가 1억원짜리 원룸에 응찰하려면 입찰보증금 1000만원만 있으면 된다. 또 낙찰받은 뒤에는 낙찰가의 60~70%까지 저리(低利) 대출도 가능하다. 부동산경매 전문가인 정대홍씨는 "일단 낙찰된 부동산은 이전의 복잡한 권리 관계가 지워지고 감정가도 명확해 금융권에서 돈을 쉽게 빌려준다"면서 "이를 활용해 감정가 2억~3억원짜리 빌라에 투자하는 20~30대가 많다"고 했다.

실제 이날 김모씨(26)는 감정가 1억2000만원짜리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1층 빌라를 7000만원에 낙찰받았다. 서울 건국대 입구 부근 빌라에 전세로 산다는 그는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누나와 함께 빌라에 투자했다"며 "월세를 줘 임대 수익을 얻을 생각"이라고 했다.

◇경매 시장 과열… 투자 신중해야

20~30대까지 경매 입찰에 나서면서 경매시장은 갈수록 과열되고 있다.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과 입찰 경쟁률이 치솟고 있다. 올 4월 서울 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1.6%로 작년 4월(87.3%)보다 4.3%포인트나 올랐다. 4월 수도권 아파트 경매에서 낙찰된 756건 중 낙찰가율 100%를 넘은 경우도 31%(234건)에 달했다.

경매에 뛰어드는 응찰자 수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경매 응찰자는 지난해 평균 5.7명에서 올해 7.7명으로 늘었다. 박합수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낙찰가율이 90%를 넘으면 사실상 경매 투자 메리트가 사라진다"며 "너무 비싸게 낙찰받으면 세입자 이사비 등 각종 추가 비용을 감안할 때 일반 거래보다 오히려 손해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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