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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
한국은행은 13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8월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는 올해 6월 이후 3개월째 역대 최저금리 수준을 이어갔다.
이번 결정은 당초 시장 전망과 부합되는 결과다.
앞서 머니투데이가 시장, 학계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8월 금통위 전망을 문의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동결을 예상했다. 또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관계자 1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8.2%가 8월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따른 내수침체를 고려해 시장 예상을 깨고 선제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이번 동결결정에는 특히 정부의 11조원대 추가경정예산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집행되는 만큼 재정·통화정책에 따른 경기회복 효과를 일단 지켜보자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적정 고용·물가 수준을 전제로 ‘연내 금리인상’ 방향성을 밝힌 가운데 최근 고용지표가 개선세를 보이면서 9월 금리인상론이 힘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로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인상시점이 12월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대심리는 지속되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이후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당장의 추가 금리인하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계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곧바로 따라서 올리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 한은이 현행 1.5% 최저금리 수준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일각에선 내년 상반기 이후 금리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를 고려할 때 금리를 당분간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도 경기부양을 지원하는 완화적 통화정책 스탠스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가계부채 급증세도 금리동결의 배경으로 손꼽힌다. 올해 7월까지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매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40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37조3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가 금통위 전체 의견이라며 가계부채 증가세에 우려를 나타낼 정도다. 이런 가운데 가계부채를 규모 늘리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금리인하는 현실적으로 선택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의도적으로 절하시키면서 일본, 유로존에 이어 세계 각국 환율전쟁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한은이 선제적인 금리인하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 총재를 비롯한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환율 문제를 금리로 해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어 이 문제 자체만으로 금리인하 준거로 활용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은 이 총재의 이날 기자회견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총재가 예측하는 하반기 국내경기 판단에 따라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중국 위안화 절하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의 파급효과 △향후 미국 금리인상 시나리오 △한국경제 저성장 고착화 등과 관련된 질문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이번 결정이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는지 여부도 주목된다.
